“이 원두 원래 이렇게 시었나?” 어느 날은 산미가 강하고, 또 어느 날은 묵직했습니다. 알고 보니 문제는 원두가 아니라 ‘추출법’이었습니다. 같은 브라질 미디엄 다크 원두를 가지고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프렌치프레스로 각각 내려 비교해보았습니다. 산미, 바디감, 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비교 조건: 최대한 동일하게 맞추기
원두는 로스팅 후 10일 이내 제품을 사용했고, 모두 같은 날 추출했습니다. 물 온도는 92도 기준으로 통일했습니다. 변수는 오직 ‘추출 방식’이었습니다.
1. 에스프레소 추출 – 응축된 맛의 인상
산미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원두인데도 산미가 부드럽게 눌린 느낌이었습니다.
바디감
가장 묵직했습니다. 점성이 느껴질 정도로 농도가 진했고, 입안에 오래 남았습니다.
향
초콜릿과 견과류 향이 강하게 응축되어 올라왔습니다. 크레마와 함께 향이 또렷했습니다.
총평: 진하고 집중도 높은 한 잔. 라떼용으로 특히 잘 어울렸습니다.
2. 핸드드립 – 균형과 깔끔함
산미
에스프레소보다 조금 더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바디감
중간 정도의 무게감이었습니다. 맑고 깨끗한 느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향
향이 넓게 퍼졌습니다. 응축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총평: 가장 균형 잡힌 방식. 원두의 기본 성향을 확인하기에 적합했습니다.
3. 프렌치프레스 – 오일리하고 풍부한 질감
산미
핸드드립보다 둥글게 느껴졌습니다. 필터가 없어 미세한 입자가 함께 추출되기 때문인지 산미가 도드라지지 않았습니다.
바디감
세 가지 중 가장 풍부했습니다. 오일감이 살아 있어 묵직하고 진했습니다.
향
향이 깊고 진하게 남았습니다. 마신 뒤에도 여운이 길었습니다.
총평: 고소한 원두와 잘 어울리는 방식. 다만 깔끔함보다는 진한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산미·바디·향 변화의 이유
추출 방식에 따라 물과 커피가 만나는 시간, 압력, 필터 유무가 달라집니다. 에스프레소는 높은 압력으로 짧게 추출해 맛이 응축되고, 핸드드립은 중력 기반으로 비교적 균형 있게 표현됩니다. 프렌치프레스는 오일 성분까지 함께 추출되어 바디감이 풍부해집니다.
내 취향에 가장 맞았던 방식
저는 산미에 민감한 편이라 에스프레소와 프렌치프레스가 더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고소한 브라질 원두는 프렌치프레스에서 진가가 드러났습니다. 반면 향을 섬세하게 느끼고 싶은 날에는 핸드드립이 더 좋았습니다.
결론: 원두보다 ‘방식’이 더 큰 변수였다
같은 원두라도 추출법에 따라 전혀 다른 커피가 됩니다. 산미, 바디감, 향의 표현이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습니다. 커피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원두를 바꾸기 전에 추출 방식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나의 원두로 여러 추출법을 시도해보세요. 그 과정에서 내 취향이 더 또렷해집니다. 저 역시 이 비교를 통해 ‘어떤 방식이 나에게 맞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