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원두를 사용했는데도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와 집에서 내린 핸드드립 맛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 적이 있습니다. “원두가 다른가?”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추출 방식의 차이였습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 미디엄 다크 원두 한 가지로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을 각각 내려 비교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솔직한 경험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같은 원두, 다른 추출 방식
비교를 위해 동일한 조건을 최대한 맞췄습니다. 원두는 브라질 계열 미디엄 다크 로스팅, 로스팅 후 10일 이내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18g 도징, 25~30초 추출로 맞췄고, 핸드드립은 20g에 물 300ml, 92도에서 2분 30초 내외로 추출했습니다.
1. 향의 차이
에스프레소
잔에 담자마자 고소하고 진한 향이 강하게 올라왔습니다. 크레마와 함께 초콜릿 향이 응축된 느낌이었습니다.
핸드드립
향은 더 부드럽고 넓게 퍼졌습니다. 은은한 견과류 향이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가벼운 인상이었습니다.
2. 맛의 농도와 바디감
에스프레소
한 모금에 묵직함이 느껴졌습니다. 점도가 높고, 쌉싸름함이 분명했습니다.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단맛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핸드드립
상대적으로 맑고 깔끔했습니다. 고소함은 유지되지만 무게감은 가벼웠습니다. 끝 맛이 깨끗하게 정리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 산미 표현의 차이
같은 원두임에도 에스프레소에서는 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핸드드립에서는 약하게나마 산뜻한 느낌이 살아났습니다. 이는 물과 커피가 접촉하는 시간, 압력 차이 때문이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4. 활용도 차이
에스프레소의 장점
라떼, 카푸치노 등 우유와 섞을 때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우유 속에서도 커피 맛이 선명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핸드드립의 장점
아메리카노 스타일로 천천히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장시간 마셔도 부담이 적고, 향미를 음미하기에 적합했습니다.
직접 비교해보고 느낀 결론
에스프레소는 ‘응축된 한 잔’, 핸드드립은 ‘여유로운 한 잔’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같은 원두라도 추출 방식에 따라 이렇게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산미가 부담스럽다면 에스프레소 방식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향과 균형을 즐기고 싶다면 핸드드립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원두보다도 추출 방식과 나의 취향이었습니다.
마무리: 어떤 방식이 더 좋을까?
정답은 없습니다. 진하고 강렬한 커피를 원한다면 에스프레소, 부드럽고 깔끔한 커피를 원한다면 핸드드립이 어울립니다. 가능하다면 같은 원두로 두 방식을 직접 비교해보세요. 커피에 대한 이해와 재미가 훨씬 깊어질 것입니다.
한 가지 원두로 두 가지 추출을 경험해본 날, 저는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취향의 세계’라는 걸 실감했습니다.